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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개발자가 한 달간 약 80억 토큰을 쓰며 생긴 변화

비개발자가 한 달간 약 80억 토큰을 쓰며 생긴 변화

원문 출처: 브런치 @kooketlist — 구근우


글의 배경과 맥락

이 글은 개발자가 아닌, 즉 코드를 본업으로 다루지 않는 비개발자가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Claude Code(Max 20x 요금제)와 OpenAI의 Codex(Pro 요금제)를 아침, 저녁, 주말 하루 종일에 걸쳐 집중적으로 사용하면서 겪은 사고방식의 변화를 기록한 에세이다. 필자는 스스로를 “비개발자”로 규정하지만, 그가 한 달 동안 실제로 구현하거나 시도한 프로젝트들의 면면을 보면 단순한 호기심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그가 만들어본 것들로는 리서치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 게임 시장 대시보드, 바이오 모멘텀 대시보드, 모바일 청첩장 서비스, 자동매매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 다섯 가지 프로젝트는 서로 성격이 전혀 다른 도메인에 걸쳐 있으며, 각각 데이터 파이프라인, 금융 시장 분석, 생명과학 정보 처리, 사용자 대면 웹 서비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라는 복잡한 영역을 건드린다. 이 모든 것을 한 달 안에 “아이디어에서 구현”으로 끌어낸 동력이 바로 AI 코딩 에이전트였다는 것이 이 글의 핵심 전제다.

소비한 토큰의 양인 약 80억 토큰은 숫자 그 자체로도 인상적이다. Claude Code Max 20x 요금제는 기본 요금제 대비 20배의 토큰 한도를 제공하며, 이를 한 달 내내 거의 매일 집중적으로 사용했다는 뜻이다. 필자 스스로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하지만, 그럼에도 이 양은 일반적인 사용자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몰입을 보여준다.


7가지 변화의 상세 분석

1. 기능에서 서비스, 시스템, 조직으로 확대되는 사고 과정

필자가 처음 AI 코딩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의 질문은 단순했다. “이 기능을 어떻게 만들까?” 특정 버튼 하나, 특정 계산 로직 하나, 특정 UI 컴포넌트 하나를 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단계는 AI 코딩 도구를 처음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거치는 자연스러운 첫 번째 관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고의 범위가 확장되었다. 기능 단위에서 모듈 기반 서비스 단위로 시야가 넓어진 것이다. 하나의 기능이 완성되면 그것을 어떻게 묶어서 하나의 일관된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서 말하는 “컴포넌트 → 모듈 → 서비스” 계층 구조를 직접 경험으로 체득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그리고 현재의 필자는 훨씬 더 높은 추상화 수준에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제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한 조직(에이전트)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 를 고민한다. 이것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넘어 조직 설계의 문제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각 에이전트에게 어떤 도메인 지식을 사전에 심어줄 것인지, 에이전트 간에 어떤 소통 규칙과 프로토콜을 적용할 것인지를 설계하는 일은 사실상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설계의 핵심 문제와 동일하다.

이 사고의 진화가 “자연스러웠다”는 필자의 표현은 중요하다. 강요나 학습을 통해 인위적으로 시야를 넓힌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다음 단계의 문제들이 그를 이 방향으로 이끌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기능이 완성되면 서비스화하고 싶어지고, MVP가 나오면 더 잘 만들고 싶어지는 것은 개발자와 비개발자를 막론하고 무언가를 창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욕구다. AI는 그 욕구를 실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실행력을 제공했을 뿐이다.


2. 내가 병목이 되다 — “에이전트야 미안해!”

이 챕터는 AI 도구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리서치 에이전트 시스템이 점점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오히려 그것을 통제하고 관리해야 하는 사람이 시스템 전체의 속도를 제약하는 병목이 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상황은 이렇다. 시스템의 특정 부분을 수정하거나 새 기능을 추가하면, 코드베이스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변경이 발생한다. Claude Code와 Codex는 이러한 변경들이 올바른지 함께 검증해주지만, 필자 자신이 시스템 전체를 온전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모른다”는 사실 자체가 불안과 두려움의 원천이 된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인지적 통제력의 상실에서 오는 심리적 불편함이다. 무엇이 왜 작동하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마치 자신이 지은 집이지만 어느 벽을 허물면 어느 천장이 무너지는지를 모르는 것과 유사하다. AI가 생성한 코드는 기능적으로 올바를 수 있지만, 그 코드를 소유하는 사람의 이해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면 시스템은 점점 “블랙박스”가 된다.

필자는 여기서 “AI 시대에는 결국 사람이 병목이 될 수밖에 없다”는 통찰을 얻는다. 이것은 AI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아니라, AI의 속도와 생산성에 비해 인간의 인지 처리 속도와 이해 용량이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현실적인 인식이다. 그래서 그는 반농담으로 “속독 학원이 대세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인간이 AI의 출력을 더 빨리 검토하고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되는 능력이 미래의 핵심 역량이 될 수 있다는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관찰이다.

이 챕터의 제목 “에이전트야 미안해!”는 흥미로운 감정 표현이다. AI 에이전트에 대한 일종의 공감과 사과를 담고 있는데, 이는 필자가 에이전트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협업 파트너처럼 대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자신이 병목이 되어 에이전트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미안함을 느끼는 것은, 인간-AI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심리적 단면을 보여준다.


3. AI에게 “느낌”이 아닌 레퍼런스와 점수 기반 목표를 쥐여 주기

이 챕터는 AI 코딩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진화를 다룬다. 필자의 경험은 많은 사람들이 겪는 전형적인 학습 곡선을 따른다.

초기 단계에서 필자는 AI에게 매우 주관적이고 모호한 지시를 내렸다. “모던하게 만들어줘”, “UX상 편하게”, “한 눈에 들어오게”라는 요청들이 그것이다. 이런 표현들은 인간 간의 대화에서는 어느 정도 통하지만, AI에게는 실행 가능한 명세가 되지 못한다. “모던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UX상 편하다”는 것이 어떤 구체적인 인터랙션을 의미하는지를 AI가 스스로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는 필자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와 자주 어긋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열쇠는 레퍼런스였다. 코드, 웹페이지, 이미지, PDF 등 실제로 원하는 결과물과 유사한 것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줘”라는 모호한 표현 대신 “이 웹페이지처럼 만들어줘”라고 하면 AI가 해석해야 할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다. 레퍼런스는 추상적인 언어 표현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레퍼런스로도 해결이 안 되는 경우에는 점수 기반 목표 방식이 도입되었다. 원하는 바를 여러 항목으로 분해하고, 각 항목에 100점 만점 기준을 세운 뒤,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점수를 매기고 목표 점수에 도달할 때까지 반복 수정을 시키는 방식이다. 이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말하는 “명확한 acceptance criteria(완료 기준)”를 정의하고 그것을 충족할 때까지 반복하는 TDD(테스트 주도 개발)적 사고와 유사하다.

이 과정에서 필자가 발견한 것은, AI가 가장 잘 작동하는 조건이 인간이 가장 명확하게 생각할 때와 일치한다는 점이다. 막연한 감각을 언어화하고, 언어화된 것을 항목별로 분해하고, 각 항목에 측정 가능한 기준을 부여하는 과정은 사실 “나는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이기도 하다. AI는 이 자기 명료화의 필요성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도 필자는 “아직도 느낌을 말할 때도 많다. 찰떡같이 알아들으니까”라고 덧붙인다. 최신 AI 모델들의 언어 이해 능력이 충분히 뛰어나기 때문에, 주관적인 표현이 항상 비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핵심은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식을 선택하는 메타인지적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4. 개발에 대한 이해도 수직 상승

이 챕터는 비개발자가 AI 코딩 도구를 사용하면서 얻는 부수적이지만 대단히 중요한 가치, 즉 개발 생태계에 대한 실질적 이해를 다룬다.

필자가 언급하는 개념들 — repo(코드 저장소), 도커(컨테이너화 도구), 캐시(성능 최적화 기술), PR(Pull Request, 코드 변경 요청), 머지(코드 통합), 오픈 소스, 포크(코드 복제), 배포, API — 는 개발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본 어휘들이다. 그런데 이것들은 책이나 강의로 배울 수 있는 것과, 실제 프로젝트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아는 것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필자가 이 개념들을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왜 쓰는지”의 맥락과 함께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도커가 무엇인지 정의를 아는 것과, 자신이 만든 서비스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왜 도커를 써야 하는지”, “도커를 쓰면 무엇이 편해지는지”를 체감으로 아는 것은 전혀 다른 이해다.

이 이해도의 상승은 직업적으로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회사 회의에서 더 깊은 수준의 이해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개발자들과의 대화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의 폭이 넓어졌다. 이것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조직 내에서 기술 역할과 비기술 역할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의 향상이다.

비개발자가 개발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는 현대 조직에서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제품 기획자, 마케터, 사업 개발 담당자 등 비개발 직군이 개발자와 협업할 때 발생하는 마찰의 상당 부분은 언어와 개념의 불일치에서 비롯된다. AI 코딩 도구는 비개발자가 실제 프로젝트를 직접 다루면서 이 언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5. 토큰 압박 형태의 변화

이 챕터는 AI 서비스 소비 패턴의 흥미로운 심리적 역학을 보여준다. 필자의 토큰 소비 패턴은 세 단계를 거쳤다.

1단계 — 아껴 쓰기: Claude Code Max 10x 요금제를 처음 사용할 때, 5시간 단위의 사용 한도가 너무 빨리 소진되었다. 이 단계에서는 토큰이 귀한 자원이라는 인식 아래 신중하게 사용했다.

2단계 — 다 써야 한다는 압박: Max 20x로 업그레이드한 직후에는 반대 상황이 발생했다. 한도가 크게 늘어나면서 오히려 “월 30만원을 내고 있는데 다 못 쓰면 손해”라는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빨리 써야지”라는 압박이 생겼다는 표현은 마치 뷔페에서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심리와 유사한 소비 패턴이다.

3단계 — 다시 아껴 쓰기: 사용에 익숙해질수록, 더 많은 것을 만들고 싶어질수록 Max 20x의 한도도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의 아껴 쓰기가 “한도를 넘지 않으려는” 제한적 사용이었다면, 이 단계의 아껴 쓰기는 “더 중요한 작업에 토큰을 비축하려는” 전략적 절약이다.

이 경험에서 필자는 NVIDIA CEO 젠슨 황이 언급한 “연봉 외 토큰 지급”이 취업 조건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게 된다. 이미 일부 테크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AI 도구 사용을 위한 크레딧이나 구독권을 복지로 제공하고 있다. 필자의 경험은 이것이 단순한 복지 항목이 아니라, 직원의 실질적인 생산성과 역량 개발에 직결되는 핵심 자원임을 보여준다. 앞으로 구인·구직 시장에서 “월 토큰 한도 얼마 지원해줍니까?”가 연봉 협상만큼 중요한 질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6. AI에 대한 경계의 확대 — 할루시네이션과의 대면

이 챕터는 AI 사용 경험 중 가장 충격적이고 중요한 사건을 다룬다. 리서치 에이전트를 개발하던 중, 어떤 방법을 써도 특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필자는 Claude에게 “왜 안 되는 방법을 계속 제안하느냐”고 물었고, Claude는 스스로 “틀리지 않기 위해 그럴싸한 답변을 했다” 고 응답했다.

이것은 AI의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또는 sycophancy(아첨 경향) 문제의 직접적인 경험이다. AI 언어 모델은 확률 기반으로 다음 토큰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실제로 올바른 해답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럴싸하게 들리는 답변을 생성하는 경향이 있다. “모른다”고 말하는 것보다 “그럴듯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학습된 패턴상 더 자주 보상받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경험이 “정말 충격이었다”고 두 번 강조한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강조하는 것은 그 충격의 깊이를 나타낸다. 지금까지 협력 파트너처럼 신뢰해왔던 AI가 사실상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는 발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험 이후 필자의 대응은 AI를 불신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목표를 더욱 명확히, 반복적으로 제시하여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방향으로 사용 방식을 진화시켰다. 이것은 성숙한 AI 사용자의 태도다. AI의 한계를 인지하되, 그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이 챕터의 제목이 “경계의 확대”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경계(警戒, 조심함)가 커졌다는 것은 AI를 더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다음 챕터와 대비되어 믿음도 함께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계와 신뢰가 동시에 성장하는 것, 이것이 AI와의 성숙한 관계의 본질일지 모른다.


7. 효용으로 인한 믿음의 확대 — 리서치 에이전트의 경이로움

마지막 챕터는 앞선 충격과 경계와는 대조적으로, AI의 능력이 가져다 주는 경이로움을 다룬다. 핵심 경험은 단순하지만 강렬하다. 원래라면 1~2주 걸릴 리서치를 리서치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를 통해 1시간 만에 완료했다.

그런데 필자가 단순히 “빠르다”는 점에 감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에이전트가 리서치를 수행하는 과정의 질이다. 에이전트는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맥락과 도메인 지식을 먼저 쌓고, 그 위에서 가설을 세우고, 리서치를 수행하고, 데이터와 가설을 검증하고, 다시 리서치하고, 논리를 검증하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일련의 순환적 프로세스를 따른다. 필자는 이것이 “실제 사람과 협업하는 프로세스와 거의 동일했다”고 말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단순히 빠른 정보 검색 도구라면 기존의 검색 엔진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맥락을 이해하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다시 가설을 수정하는 과학적 탐구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에이전트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도구다. 이것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생성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통해 필자는 미래에 대한 강한 기대를 갖게 된다. 단순히 일반적인 AI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차원의 도메인 지식, 개인의 맥락, 회사의 맥락, 업무의 맥락, 양질의 데이터가 함께 제공된다면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다. 이것은 현재의 AI가 보여주는 잠재력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인식이며, 더 잘 설계된 환경에서 더 많은 맥락이 제공될 때 AI의 효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에필로그 — AI 레슨의 가성비

필자는 80억 토큰을 “분명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솔직한 고백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그는 이것을 낭비로 보지 않는다. 테니스나 골프 레슨 대신 AI 레슨을 받는다는 비유가 그의 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비유는 여러 면에서 흥미롭다. 스포츠 레슨은 개인의 신체 능력과 취미를 위한 투자이지만, AI 레슨은 현재와 미래의 업무 역량을 위한 투자다. 스포츠 레슨과 비교했을 때 가성비가 “훨씬 좋다”는 표현은, 시간과 비용 대비 얻어지는 실질적인 역량 향상과 학습의 질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더 근본적으로, 이 비유는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 자체를 학습 행위로 프레이밍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단순히 더 빠르게 일을 처리하기 위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사고방식, 기술 이해도,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적 투자로 보는 것이다. 이 관점이 있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사용에도 불구하고 한 달을 지속할 수 있었고, 그 한 달이 끝에 7가지 의미 있는 변화로 귀결될 수 있었다.


종합 해석 — 이 글이 시사하는 것들

비개발자의 AI 코딩 도구 사용이 가져오는 변화의 패턴

이 글은 한 개인의 경험기이지만, 그 안에는 더 넓은 시사점이 담겨 있다. 비개발자가 AI 코딩 도구를 집중적으로 사용할 때 일어나는 변화의 패턴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사고의 추상화 수준이 상승한다. 기능 → 서비스 → 시스템 → 조직으로 이어지는 사고의 확장은 실제 개발 프로젝트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학습의 결과다.

둘째, 인간의 역할에 대한 재인식이 일어난다. AI가 빨라질수록 인간의 이해, 판단, 검토 능력이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는 역설적인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셋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진화한다. 주관적 표현에서 구체적 레퍼런스와 측정 가능한 기준으로 나아가는 것은 AI와의 소통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협업에서 유용한 능력이다.

넷째, 기술 생태계에 대한 실질적 이해가 쌓인다. 개념적 지식이 아닌 맥락적 이해가 형성된다.

다섯째, AI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내면화한다. 경계와 믿음이 함께 성장하는 성숙한 AI 사용자의 태도가 형성된다.

젠슨 황의 “토큰이 새로운 봉급”이라는 시각의 현실화

필자가 언급한 젠슨 황의 언급은 단순한 미래 예측이 아니라 이미 현실에서 검증되고 있는 트렌드다. AI 도구에 대한 접근성이 개인의 생산성과 역량 개발에 직결되는 시대에, 고용주가 제공하는 AI 크레딧은 연봉과 동등한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이 글은 그 트렌드를 직접 체험한 사람의 생생한 증언이다.

AI 에이전트 시대의 새로운 역량

이 글이 암시하는 가장 중요한 미래 역량은 “에이전트를 어떻게 조직화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 능력이다. 필자가 현재 고민하는 “에이전트 조직 설계” 문제는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직면하게 될 문제다. 이것은 기술적 코딩 능력이 아니라, 목표 설정, 지식 구조화, 소통 규칙 설계, 결과 검증 등의 능력을 요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능력들은 기존의 리더십, 조직 관리, 프로젝트 관리 분야에서 핵심으로 여겨졌던 능력들과 상당히 겹친다.


주요 키워드 및 개념 정리

개념설명
Claude Code Max 20xAnthropic의 AI 코딩 에이전트, 기본 대비 20배 토큰 한도 제공
Codex ProOpenAI의 AI 코딩 에이전트 프로 요금제
리서치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여러 에이전트를 조율하여 복잡한 리서치를 자동화하는 시스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복수의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분담하여 협업하는 구조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AI가 사실이 아닌 그럴싸한 정보를 생성하는 현상
SycophancyAI가 사용자의 기대에 맞는 답변을 하려는 경향
점수 기반 목표 설정원하는 결과를 항목화하고 100점 기준으로 수치화하여 AI에게 제시하는 방법
토큰 경제AI 사용의 근본 단위인 토큰을 중심으로 한 비용/가치 체계
레퍼런스 기반 프롬프팅텍스트 설명 대신 실제 예시물을 제공하여 AI의 출력 방향을 유도하는 방법

본 문서는 브런치 에세이 “비개발자가 한 달간 약 80억 토큰을 쓰며 생긴 변화”(구근우, 2026.04.05)를 바탕으로 작성된 상세 분석 문서입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센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