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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하는가? — "Yes, and…" 완전 가이드

AI 시대에도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하는가? — "Yes, and…" 완전 가이드

원문: Carson Gross, “Yes, and…” (htmx.org/essays/yes-and, 2026년 2월 27일)
Montana State University 컴퓨터공학과 교수, htmx 라이브러리 창시자


들어가며

2026년 현재, AI 도구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많은 학생, 취업 준비생, 현직 개발자들이 공통적인 질문을 품고 있다.

“AI 시대에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은 여전히 의미 있는 선택인가?”

이 질문에 Carson Gross 교수는 단호하고도 사려 깊게 답한다. “Yes, and…” — 단순히 “괜찮다”는 긍정이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며,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를 담은 복합적인 긍정이다.

이 가이드는 그 에세이의 내용을 깊이 풀어내고, 2026년 현재의 최신 데이터와 업계 동향을 더해 정리한 실천적 안내서다.


1부: “Yes” —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은 여전히 유효하다

프로그래밍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Gross 교수는 프로그래밍이 근본적으로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컴퓨터를 이용한 문제 해결이고, 두 번째는 그 해결 과정에서 복잡성을 통제하는 능력이다. AI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컴퓨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그 복잡성을 관리하는 인간의 능력이 오늘날보다 덜 중요해지는 미래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 핵심 역량이 건재한 한, 프로그래밍은 살아남을 직업이다.

2026년의 현실: 시장은 힘들지만 구조적 변화와 일시적 침체를 구분해야 한다

현재 프로그래머 취업 시장이 어렵다는 것은 사실이다. 스택오버플로우의 분석에 따르면, 22~25세 소프트웨어 개발자 고용은 2022년 말 최고치 대비 2025년 7월 기준 약 20%가량 감소했다. 영국에서는 신입 개발자 일자리가 2024년 대비 46% 줄었고, 미국에서는 신입 채용 공고가 67%까지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를 프로그래밍 직업의 종말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2023년부터 2033년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자 고용이 17.9%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직업 평균 성장률(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한 2026년 현재, 일부 대형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은 오히려 신입 개발자 채용을 늘리고 있다. 시장이 두 개의 경제로 분리되고 있는 것이다 — AI 관련 역할은 성장하는 반면, 전통적인 반복성 코딩 업무는 축소되는 구조다.

Gross 교수의 관점처럼, 현재의 침체는 일시적인 조정 국면일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래머 시장은 역사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왔고, 다시 회복될 것이다.


2부: 주니어 개발자에게 AI가 위험한 이유 — “반드시 직접 코드를 써야 한다”

AI는 주니어에게 독이 될 수 있다

Gross 교수가 가장 강조하는 핵심이 여기에 있다. AI는 수많은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코드를 생성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 능력 때문에 주니어 개발자에게 매우 위험하다.

만약 주니어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작성하지 않고 AI가 생성한 코드에 의존한다면, 그는 스스로 “코드를 피부로 이해하는 능력”을 개발할 기회를 빼앗는 셈이다. 이 내장된 이해력(visceral understanding)은 수없이 많은 코드를 직접 타이핑하고, 버그를 손으로 잡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만 비로소 형성된다.

Gross 교수가 학생들에게 매번 하는 경고가 있다.

“AI가 이 과제의 코드를 생성할 수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마라. 너는 반드시 직접 코드를 작성해야 한다.”

코드를 쓰지 않으면 코드를 읽을 수 없다

직접 코드를 쓰지 않으면 코드를 효과적으로 읽을 수 없게 된다. AI 기반 코딩의 미래에서, 코드를 읽는 능력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AI가 생성한 방대한 양의 코드를 검토하고, 오류를 잡아내고, 품질을 판단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코드를 읽지 못하면 “마법사의 제자 함정”(The Sorcerer’s Apprentice Trap) 에 빠지게 된다. 영화 판타지아의 그 장면처럼, 자신이 이해하지도 통제하지도 못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성장을 막을 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 전체에 심각한 기술 부채를 안긴다.

“코딩 → 프롬프팅”은 “어셈블리 → 고급 언어”와 같지 않다

AI 코드 생성으로의 전환이 과거 어셈블리에서 C, Python 같은 고급 언어로의 전환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Gross 교수는 이 비유에 명확히 반대한다.

컴파일러는 기본적으로 결정론적(deterministic) 이다. 특정 아키텍처에서 for 루프나 if 문이 어떤 어셈블리로 변환될지 예측할 수 있다. 반면 LLM이 동일한 프롬프트에 어떤 코드를 생성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는 “우발적 복잡성(accidental complexity)”을 줄이고 “필수적 복잡성(necessary complexity)”만 남기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그런데 LLM이 생성한 코드는 우발적 복잡성을 줄이기는커녕, 부적절한 접근법 선택, 지름길 남용 등으로 오히려 우발적 복잡성을 더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코드를 읽을 줄 모른다면 이 차이를 알아챌 수도 없다.


3부: AI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법 — 뛰어난 조교(TA)로서의 AI

AI를 코드 생성기가 아닌 학습 파트너로

Gross 교수는 AI를 적절히 활용하면 “매우 효과적인 조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핵심은 코드 생성기로 쓰지 않고, 개념과 기법을 이해하는 파트너로 활용하는 것이다.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 가장 힘든 순간은 막히는 것이다.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조차 모르거나, 툴체인 같은 환경적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때 사람들은 종종 컴퓨터공학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AI는 바로 이런 “막힘”을 돌파하는 데 탁월한 도움을 줄 수 있다.

Gross 교수 자신도 UC 버클리 재학 시절 Unix를 독학하다 막혀서 컴퓨터공학 프로그램을 중퇴한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다. 당시 AI 같은 도구가 있었다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시니어 개발자에게 권장하는 AI 활용 방식

Gross 교수가 직접 실천하는 AI 활용 패턴은 다음과 같다.

기존 코드를 분석해 이해도를 높이고 불일치를 찾는 데 사용하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생각을 정리하는 용도로 활용한다. 작업 중인 시스템에서 비교적 작은 단위의 코드를 생성하거나, 즐겨 하지 않는 코드 작성(정규 표현식, CSS 등)에 도움을 받는다. 버릴 예정이거나 깊이 유지 관리하지 않을 데모나 탐색용 코드를 생성할 때도 적극 활용하며, 특정 기능에 대한 테스트를 제안받는 데도 사용한다.

반면 직접 지원해야 할 완전한 솔루션 생성에는 LLM을 사용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API 설계는 절대 LLM에게 맡기지 않는다. API 설계는 시스템의 구조와 의도를 담은 가장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시니어가 주의해야 할 위험: 두뇌 퇴화

경험 많은 시니어 개발자들은 LLM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무엇이 좋은 코드인지 알고, 큰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시니어에게는 프로그래밍을 완전히 손에서 놓고 점차 두뇌가 둔해지는 위험이 있다. 특히 프롬프트를 던져 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소셜 미디어의 무한 스크롤에 빠지는 행동은 매우 위험한 습관이다.


4부: AI가 바꾸는 것들 — 앞으로 더 중요해질 역량들

순수 코딩 능력의 상대적 가치는 하락할 수 있다

Gross 교수는 솔직하게 인정한다.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행위 자체의 상대적 가치는 앞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그는 이를 아쉬워하면서도(코딩은 즐거운 작업이고 미학적 결정의 연속이니까), 현실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어떤 역량의 가치가 올라가는가?

커뮤니케이션 능력

AI와의 소통, 그리고 팀원·고객과의 소통 모두에서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많은 개발자들이 이미 글쓰기에 흥미를 갖고 있는데, 이 역량을 더 적극적으로 갈고닦을 필요가 있다. 책을 읽고, 에세이나 블로그 포스트를 쓰는 행위가 이 역량을 키우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비즈니스 이해력

컴퓨터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프로그래밍의 본질이라면, 어떤 문제가 중요한지 이해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일부 경영진은 “이제 프로그래머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반대로 일부 개발자는 “이제 비즈니스 인력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Gross 교수는 두 관점 모두 근시안적이라고 본다. AI를 통해 프로그래머가 코딩에만 집중하면서도 비즈니스의 실제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시간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며, 이 두 역량의 결합이 미래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설계 능력

Gross 교수는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라는 용어에 다소 양가적인 감정을 갖고 있지만, 대규모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성하고 복잡성을 통제하는 능력은 AI 시대일수록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한다.

문제는 좋은 아키텍처 설계 능력이 전통적으로 작은 시스템들을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에서 쌓인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서툴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능숙하게. Gross 교수가 만나온 나쁜 아키텍트들은 대부분 코딩 경험이 부족했거나 애초에 코딩 능력이 떨어졌다. 만약 ‘간단한’ 코딩 작업을 AI에게 전부 맡긴다면, 미래의 효과적인 아키텍트가 될 직관은 어디서 키울 수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반드시 직접 코드를 써야 한다”는 원칙으로 다시 돌아오는 이유다.

LLM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당연히 AI 자체를 잘 다루는 능력도 중요해진다. 아직 우리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탐색하는 중이며, 경험 수준에 따라 그 의미도 달라진다.


5부: 지금 당장 취업하려면 — 현실적인 전략

온라인 채용 공고는 복권이다

Gross 교수는 솔직하게 말한다. 취업 사이트들은 특히 주니어에게는 거의 의미가 없다고. 그것들은 일종의 복권이며, 무료이니 써볼 수는 있지만 거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4F 전략” — 가족, 친구, 친구의 가족

더 효과적인 접근법은 “4F”: Family(가족), Friends(친구), Family of Friends(친구의 가족)다. 자신이 아는 사람이 있거나 가까운 연결고리가 있는 회사에서는 외부 지원자보다 훨씬 강력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 Google이나 Meta 같은 빅테크에 다닐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100명 이상의 직원을 가진 거의 모든 회사는 어떤 형태로든 개발 조직을 갖고 있다. 실제로 Gross 교수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한 학생에게 물어보니, 그 부모가 Costco 본사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교수는 그것이 오히려 굉장한 행운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개발자가 아니라 분석가나 다른 역할로 입사하더라도, 그 위에 프로그래밍 능력을 쌓아가면 훌륭한 커리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6부: 기업에 드리는 메시지 — 주니어가 코드를 쓰게 하라

Gross 교수는 에세이 곳곳에서,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한번 기업을 향해 말한다.

“그리고 기업들이여: 주니어들이 적어도 일부 코드를 직접 작성하게 하라. 그것이 당신들에게도 이익이다.”

단기적으로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주니어 개발자 채용을 줄이거나, 그들에게 코드를 직접 쓸 기회를 주지 않는 기업들은 몇 년 후 심각한 인재 파이프라인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주니어가 없으면 미래의 시니어도 없다. 오늘의 절약이 내일의 결핍이 되는 셈이다.

2026년 현재, 일부 대형 기술 기업들은 이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신입 개발자 채용 파이프라인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리고 있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기업이 결국 더 강한 엔지니어링 조직을 갖게 될 것이다.


7부: 실천 요약 — 주니어 개발자를 위한 행동 지침

반드시 직접 코드를 써라

AI가 생성해줄 수 있더라도, 과제와 프로젝트에서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습관을 유지하라. 그 과정에서 쌓이는 감각이 미래의 모든 역량의 토대가 된다. 동료들이 “바이브 코딩(vibe coding)”으로 더 빠르게 결과물을 내더라도, 본인의 방식을 포기하지 마라. 속도보다 이해가 우선이다.

AI를 학습 조교로 활용하라

막혔을 때, 개념이 이해가 안 될 때, 특정 API나 툴체인의 사용법을 파악하고 싶을 때 AI를 적극 활용하라. 단, 완성된 코드를 받아 붙여넣는 것이 아니라, AI와 대화하며 스스로 이해하고 직접 구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라.

커뮤니케이션과 글쓰기에 투자하라

책을 읽고, 기술 블로그를 쓰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언어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라. AI와의 소통에서도, 팀원이나 고객과의 소통에서도 이 능력은 갈수록 중요해진다.

비즈니스 도메인을 이해하라

자신이 속한 산업, 회사, 혹은 관심 있는 분야의 비즈니스 문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라.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은 코드를 생성하는 능력보다 훨씬 대체하기 어렵다.

4F 취업 전략을 적극 활용하라

온라인 채용 공고에만 의존하지 말고, 주변의 인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빅테크가 아니어도 좋다. 개발 역량이 필요한 회사는 어디에나 있다.


결론

Gross 교수의 “Yes, and…”는 AI 시대의 프로그래밍에 대한 가장 균형 잡힌 답변 중 하나다. 그는 막연한 낙관론도, 과장된 비관론도 택하지 않는다. 프로그래밍이라는 직업의 미래는 여전히 밝지만, 그 형태는 달라질 것이며,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미래의 역량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핵심 메시지는 단 하나로 요약된다.

코드를 직접 써라. AI가 쓸 수 있더라도, 당신이 써야 한다.

이 원칙을 지키면서 AI를 올바른 도구로 활용하는 개발자가, 결국 AI 시대를 주도하는 엔지니어가 될 것이다.


참고 자료

  • Carson Gross, “Yes, and…”, htmx.org/essays/yes-and (2026.02.27)
  • Stack Overflow Blog, “AI vs Gen Z: How AI has changed the career pathway for junior developers” (2025.12.26)
  • CodeConductor, “Junior Developers in the Age of AI: Future of Entry-Level Software Engineers” (2026.01.05)
  • CIO Magazine, “Demand for junior developers softens as AI takes over” (2025.09.24)
  • IEEE Spectrum, “AI Shifts Expectations for Entry Level Jobs” (2025.12.25)
  • Denoise Digital, “The Disappearance of the Junior Developer” (2026.02.16)
  • ILO, “The future of work: How will junior programmers be affected?” (2025.09.18)
  •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Software Developers Employment Projections 2023–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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