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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팀을 만드는 순간 실패한다 — 조직 전환의 제1원칙은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다

AX팀을 만드는 순간 실패한다 — 조직 전환의 제1원칙은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다

원문 출처

분석 작성일: 2026-04-10


목차

  1. 들어가며 — 이 글이 다루는 것
  2. AX란 무엇인가 — 도입과 전환의 차이
  3. AX 추진팀 역설 — 계층을 없애야 할 때 계층을 쌓는다
  4. 글로벌 기업들이 보여준 실패와 교훈
  5. 정체성의 위기 — 이건 효율의 문제가 아니다
  6. 조직을 모르면 조직을 바꿀 수 없다 — CTO 합류 경험
  7. 계층의 본질 — 정보 라우팅 구조로서의 조직
  8. AX는 결국 End-to-End다
  9. 성공한 조직들의 공통 패턴
  10. 역할의 이동 — 계층이 사라지고 판단 반경이 넓어진다
  11. 툴이 늘어나는 것과 조직이 이기는 것은 다르다
  12. 그래도 AX팀이 만들어졌다면 — 현실적 처방
  13. 승리하지 못하는 조직에게 미래는 없다 — 전편 심층 분석
  14. 리더의 독단이라는 함정
  15. 시키는 것만 하는 조직의 비극
  16. PM의 진짜 역할 — 승리 설계자
  17. 포기할 줄 아는 용기 — 집중과 선택
  18. 무너지는 조직의 세 가지 징후
  19. 두 글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의 통합 분석
  20. 나가며 — 배를 만들고 싶다면

1. 들어가며

이 글은 프로덕트 엔지니어이자 인디 해커인 Tony Cho(필명 flowkater)가 작성한 두 편의 에세이를 중심으로, 그 논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확장한 문서다. 두 글은 독립적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함께 놓고 보면 하나의 일관된 주장 구조를 형성한다.

첫 번째 글 — “AX팀을 만드는 순간, 당신의 조직은 AX에 실패한다”(2026년 4월)는 AI Transformation, 즉 AX를 추진하는 조직들이 흔히 저지르는 구조적 오류를 해부한다. 이 글은 전편(“조직에 Claude Code를 설치한다고 AX가 되지 않는다”)의 후속편으로,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려는 시도다.

두 번째 글 — “승리하지 못하는 조직에게 미래는 없다”(2026년 1월)는 AX 담론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 즉 “조직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다룬다. 토스의 이승건 대표 인터뷰를 시작점으로, 리더의 독단, 팀원 존중의 역설, 승리의 정의, PM의 역할, 포기의 용기 등을 다룬다.

두 글을 관통하는 핵심 명제는 하나다.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다. 효율이 아니라 방향이다. 활동이 아니라 성과다.

이 명제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실제 조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 문서에서 상세하게 풀어낸다.


2. AX란 무엇인가 — 도입과 전환의 차이

AX(AI Transformation)는 AI Adoption(AI 도입)과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조직은 겉으로는 AI를 쓰면서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상태에 빠진다.

도입(Adoption) 은 라이선스를 구매하고, 도구를 설치하고, 사용법을 교육하는 행위다. Claude Code를 전사에 배포하는 것, GitHub Copilot을 개발팀에 깔아주는 것, ChatGPT Enterprise 계정을 임직원에게 주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건 어렵지 않다. 예산만 있으면 된다.

전환(Transformation) 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전환은 조직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누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정보가 어떻게 흐르는지, 어떤 역할이 어떤 책임을 갖는지, 성과를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하는지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 이건 라이선스를 사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Tony의 전편 제목 — “조직에 Claude Code를 설치한다고 AX가 되지 않는다” — 은 바로 이 차이를 지적한다. 도구의 설치는 도입이지, 전환이 아니다. 그리고 전환 없는 도입은 조직의 핵심 병목을 그대로 놔둔 채 주변부만 약간 효율화하는 데 그친다.

MIT NANDA 연구는 이를 수치로 보여준다. 기업의 GenAI(생성형 AI) 파일럿 프로젝트 95%가 실패한다. 성공한 5%의 공통점은 “Central AI Lab(중앙 AI 연구소)이 주도한 조직”이 아니라 “현장의 line manager(현장 관리자)가 도입을 주도한 조직”이었다. 별도의 AI 추진팀이 아니라, 기존 현장 조직이 직접 움직인 곳이 살아남은 것이다.

이 데이터 하나만으로도 이미 결론은 나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의 조직들은 여전히 이 결론과 반대로 움직인다. 왜일까.


3. AX 추진팀 역설 — 계층을 없애야 할 때 계층을 쌓는다

Tony는 AX 추진팀 신설에서 핵심적인 구조적 역설을 발견한다. 이 역설은 논리적으로 매우 명료하다.

AX의 본질은 계층을 줄이는 것이다. AI가 중간 과정을 흡수하면서, 의사결정과 실행 사이의 거리가 좁아지는 것. 예전에는 기획자가 정리해서 팀장에게 보고하고, 팀장이 승인받아 개발팀에 전달하고, 개발팀이 구현해서 QA팀이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AI가 이 중간 과정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면, 이 긴 체인이 짧아진다.

그런데 “AX를 하겠다”며 별도의 AX 추진팀을 만드는 행위는 정반대다. 기존의 계층 위에 또 하나의 계층을 올리는 것이다. 기존 팀들이 있고, 그 위에 AX팀이 생기고, AX팀은 AI 도구를 도입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되면 AX팀은 기존 조직과 AI 도구 사이의 새로운 중간 계층이 된다.

이건 계층을 줄이려는 AX의 목적과 정확히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다.

Tony는 이 역설이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님을 지적한다. 과거에 우리는 이미 이걸 여러 번 목격했다.

  • DX 추진 TF: 디지털 전환을 위해 만든 별도 태스크포스
  • 클라우드 전환 본부: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을 주도하기 위한 독립 조직
  • 빅데이터 혁신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정착시키기 위한 전담팀

이것들은 대부분 어떻게 되었는가? 대부분 결국 기존 조직과의 갈등, 현장 외면, 성과 측정 실패로 흐지부지됐다. 그리고 이제 같은 패턴이 “AX 추진팀”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고 있다.

Tony가 이 역설을 더욱 날카롭게 표현하는 부분이 있다. “별도 조직을 만드는 순간, 기존 조직은 AX를 남의 일로 만든다.” AX팀이 있으면 개발팀, 마케팅팀, 영업팀은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그건 AX팀이 할 일이지, 우리가 신경 쓸 게 아니야.” 전환의 책임이 한 팀으로 위탁되는 순간, 나머지 조직은 수혜자가 되길 기다리는 수동적 입장에 서게 된다.


4. 글로벌 기업 실패와 교훈

Tony는 이 역설을 증명하는 실제 사례들을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제시한다. 이 사례들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모두 공개적으로 확인 가능한 기업 사례들이다.

4.1 코카콜라의 Project Fizzion — AI를 ‘프로젝트’처럼 밀어붙인 대가

139년 역사를 가진 코카콜라는 AI 기반 전사 전환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Adobe와 공동으로 “Project Fizzion”을 개발했고, AI로 제작한 홀리데이 광고를 전면에 내세웠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브랜드 중 하나가 AI 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포부였다.

결과는 어떠했는가.

AI 홀리데이 광고는 소비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렀다. 감성과 따뜻함으로 유명한 코카콜라 광고의 정체성이 AI가 생성한 이미지들로 대체되면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CEO James Quincey는 결국 이런 말을 남기고 사임했다. “완전히 새로운 전환을 감당할 에너지가 필요하다(someone with the energy to pursue a completely new transformation).” 그리고 Atlanta 본사에서는 약 75개 직위가 1차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Tony는 이 사례에서 “광고 하나가 실패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게 아니라, 더 깊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139년 된 회사가 AX를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즉 시작과 끝이 있는 특수 과업으로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그 대가는 리더십 교체와 조직 전체의 혼란이었다. AX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그것은 조직 운영 방식의 지속적인 재설계다.

4.2 Commonwealth Bank — AI 봇 도입과 45명 해고, 그리고 전면 번복

호주 최대 은행인 Commonwealth Bank의 사례는 더욱 적나라하다. 이 은행은 AI 음성봇을 도입하면서, 봇이 상담 콜의 상당 부분을 처리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고객 서비스 인력 45명을 해고했다.

그런데 실제 결과는 전혀 달랐다. AI 봇 도입 후 오히려 콜 볼륨이 늘었다. 봇이 해결하지 못한 복잡한 문의들이 사람 상담으로 이어졌고, 줄어든 인력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 상황이 악화되어 관리자들까지 직접 전화를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은행은 공식적으로 판단 오류를 인정하고 해고된 45명 전원을 재채용했다. 노조는 이를 “전면 번복”이라고 불렀다. 이 모든 일이 한 달 만에 일어났다. GitHub Copilot도 도입했지만 성과가 엇갈려 결국 중단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AI 도구의 효과를 현장에서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서둘러 인력 구조조정과 연결하면, 조직은 오히려 더 큰 혼란에 빠진다. “AI가 이만큼 처리할 것이다”라는 예측은 실제 현장의 복잡성을 반영하지 못했다.

4.3 펜타곤 CDAO 재편 — 독립 AI 조직의 한계

미국 국방부의 CDAO(Chief Digital and AI Office)는 AI 기능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독립적 조직으로 설계됐다. 그런데 이 조직은 결국 R&E(연구·공학) 산하로 재편됐다. 독립 조직으로 밀어 올렸던 AI 기능이 다시 기존 체계 안으로 흡수된 것이다.

세 곳 — 코카콜라, Commonwealth Bank, 펜타곤 — 의 업종은 완전히 다르고 규모도 다르다. 그런데 공통점이 있다. 별도 AI 조직이나 중앙 추진 방식이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았거나, 결국 다시 손을 봐야 했다는 점이다.

4.4 Fortune 데이터 — CFO가 주도할 때 성과가 난다

Fortune이 2026년 3월 보도한 데이터는 이 역설을 숫자로 보여준다. CFO가 주도한 AI 프로젝트의 76%가 “great value”를 달성했다. 그런데 기업 중 CFO에게 AI 역할을 부여한 곳은 고작 2% 였다.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역설이 보인다. 실적과 비용의 현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AI를 주도할 때 성과가 나는데, 대부분의 조직은 새로운 직함(CAIO, Chief AI Officer)을 만들어 별도 조직에 맡긴다. Intel의 CAIO는 임명된 지 7개월 만에 OpenAI로 이직했다. 명함도 채 닳기 전이었다.

이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는 단순하다. AI 프로젝트는 기술적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아니라, 비즈니스 성과에 직결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주도할 때 실질적 가치를 만들어낸다.


5. 정체성의 위기 — 이건 효율의 문제가 아니다

Tony는 AX 담론이 빠지는 또 하나의 함정을 지적한다. 대부분의 AX 담론이 “효율”의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도구를 쓰면 이 업무를 X배 빨리 할 수 있습니다.” “이 자동화를 적용하면 Y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런 프레임은 사람들이 왜 AX에 저항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기술적으로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아도, 사람들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 왜일까.

직무는 정체성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직무를 단순한 업무 목록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것은 정체성이다.

15년 차 마케터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는 주간 리포트를 쓰고, 캠페인 문구를 다듬고, 성과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그 과정이 고되고 때로는 반복적이더라도, 그것이 “나는 마케터다”라는 정체성을 구성하는 실질적 내용이다.

어느 날 AI가 3시간 만에 자신의 일주일치 리포트를 뽑아낸다. 그 순간 그 마케터가 느끼는 첫 번째 감정은 “신기하다”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먼저, 이런 감정이 온다.

“그럼 나는 뭐지?”

이건 단순한 직업 불안감이 아니다. 15년이라는 시간이 정의해온 자아의 실체가 흔들리는 경험이다. 그 불안은 더 좋은 데모를 보여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데모가 인상적일수록 불안은 더 커진다.

백엔드 개발자도 마찬가지다. 몇 년 동안 익혀온 설계 패턴과 코딩 관행을 AI가 상당히 그럴듯하게 복제하는 걸 보는 경험은, 단순히 “편리한 도구를 발견한” 경험이 아니다. 자기 전문성의 경계와 가치를 다시 보게 만드는 경험이다.

정체성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

Tony가 강조하는 것은, 이 불안을 극복하고 새로운 역할로 이동하게 만드는 것이 구조의 역할이라는 점이다. 더 좋은 설명, 더 인상적인 데모, 더 강력한 명령이 아니라, 사람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정체성으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과 경로를 만드는 것.

AX는 도입보다 전환이 어렵다. 도입은 라이선스를 사면 된다. 전환은 사람의 정체성을 다시 짜야 한다. 그리고 정체성은 위에서 명령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시간과 경험과 안전한 실험 공간이 필요하다.

Tony의 또 다른 예리한 지적은 이것이다. 많은 기업이 “당신 직무의 60%가 자동화됩니다”까지는 말한다. 그런데 “남은 40%에서 당신은 이제 무엇을 책임져야 합니다”까지 가는 회사는 드물다. 전자는 기술 이야기다. 후자는 사람 이야기다. AX는 기술 이야기로 시작해서 사람 이야기로 완성되어야 한다. 그 사람 이야기를 하지 않는 한, AX는 불안만 조장하고 전환은 일어나지 않는다.


6. 조직을 모르면 조직을 바꿀 수 없다 — CTO 합류 경험

Tony는 이 글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신의 개인 경험을 이야기한다. 이 경험은 “조직을 이해하지 않고 조직을 바꿀 수 없다”는 명제를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컨설팅이 CTO 합류로 이어지기까지

한 회사로부터 기술 조직 점검 의뢰를 받았다. 그는 주 4번, 매일 저녁 3시간씩, 퇴근 후에 그 회사로 출근했다. 말이 컨설팅이지, 실상은 저녁마다 3시간씩 코드를 읽고, 회의에 들어가고, 직원들과 이야기하는 일이었다.

같이 진행했던 직원 두 명은 이 컨설팅 때문에 강제로 야근을 하게 된 셈이었다. 그 두 사람과 매일 저녁 코드를 보고, 아키텍처를 토론하고, 조직의 문제를 이야기했다.

한 달이 지났을 때, 그는 그 조직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 코드베이스의 상태, 기술 부채의 위치, 팀 간 커뮤니케이션의 병목, 사람들의 역량과 불만과 야망. 주 4번, 매번 3시간, 한 달이면 거의 50시간이다.

그러면서 욕심이 생겼다. 컨설팅으로 끝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바깥에서 조언만 해서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들이 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CTO로 합류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그것은 기술 스택 때문이 아니었다. 그 회사는 Node.js와 Kafka를 주력으로 썼는데, 그는 당시 Ruby/Python을 거쳐 Go로 프로젝트하는 중이었고 Node.js를 실무 수준에서 다뤄본 적이 없었다. Kafka도 처음이었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합류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합류를 결심한 것은 사람 때문이었다. 한 달 동안 매일 저녁 만난 그 사람들과 함께라면 무언가 바꿀 수 있겠다는 확신. 그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기술은 배우면 된다. 도메인은 파면 된다. 하지만 같이 일할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풀타임 합류 후 드러난 현실

그런데 50시간의 컨설팅도 충분하지 않았다. 풀타임으로 일하기 시작하자 컨설팅 기간에는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드러났다. 조직 구조부터 서버 운영 이슈까지, 처음 몇 달은 여러 문제를 동시에 맞느라 제때 퇴근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이 경험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조직은 외부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코드를 읽어도, 회의에 참석해도, 직원들과 이야기해도, 실제로 그 조직에 속해서 모든 책임을 지는 것과는 다르다. 조직을 바꾸는 것은 관찰하는 일이 아니라 살아내는 일이다.

이것이 Tony가 AX 이야기를 할 때 계속 사람으로 돌아오는 이유다. AX는 도구를 배포하는 일이 아니라, 그 도구를 쓸 사람들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스티브 잡스가 1992년 MIT 강연에서 컨설턴트를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과를 소유하지 않고, 실행을 소유하지 않는 사람은 가치의 극히 일부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조직의 바깥에서 안을 바꾸려는 시도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는다. Tony 자신의 컨설팅 경험도 그 한계를 확인했다. 그래서 그는 안으로 들어갔다.


7. 계층의 본질 — 정보 라우팅 구조로서의 조직

Jack Dorsey(잭 도시)가 쓴 “From Hierarchy to Intelligence”는 조직의 계층에 대한 근본적인 재해석을 제시한다. Tony는 이 관점을 빌려 AX의 본질을 더 깊이 설명한다.

계층 구조는 원래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구조가 아니었다. 그것은 정보를 라우팅하기 위한 구조였다.

로마 군대를 생각해보자. 백부장, 천부장, 장군이라는 계층은 전장에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구조였다. 철도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역장, 구역 관리자, 지역 책임자라는 계층은 광대한 철도망의 운영 정보를 적절한 의사결정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생겨났다. 현대 대기업의 팀장, 실장, 본부장, PM, 중간관리자 구조도 본질적으로 같다. 이 계층들은 “누가 무엇을 알고, 그 정보를 누구에게 전달하고, 누가 결정을 내릴 것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다.

AI가 계층에 미치는 영향

이 관점에서 보면 AI의 영향이 훨씬 더 명확하게 보인다. AI는 단순히 일을 빨리 해주는 도구가 아니다. AI는 정보를 모으고, 요약하고, 정리하고, 넘기는 데 필요했던 인간적 중간층의 역할 자체를 흡수한다.

예전에는 사람이 위로 보고하고, 옆으로 조율하고, 아래로 전달해야 조직이 굴러갔다. 그런데 이제는 AI가 그 과정의 일부를 가져간다. 회의록을 작성하고, 문서를 요약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초안을 만들고, 맥락을 정리한다. 이 순간 계층은 “무조건 필요한 구조”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속도를 늦추는 구조”가 된다.

대부분의 회사는 여기서 멈춘다. 기존 조직 구조는 그대로 두고, 각 계층에 AI 코파일럿을 붙여준다. 팀장이 보고서를 더 빨리 쓰고, 실장이 회의록을 더 빨리 정리하고, 본부장이 리포트를 더 빨리 검토한다. 기존 계층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조금 더 효율적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것도 의미는 있다. 하지만 잭 도시가 던지는 더 깊은 질문은 이것이다. “회사를 더 효율적으로 돌릴 것인가, 아니면 회사가 돌아가는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할 것인가?”

전자는 자동화다. 후자는 조직 재설계다. AX가 진정한 전환이 되려면 후자를 향해 가야 한다.

Tony가 명확히 정리하는 결론은 이것이다. 사람이 정보의 전달자보다 판단자에 가까워질수록, 팀은 더 작아지고 책임은 더 끝까지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AX는 결국 End-to-End의 이야기로 들어간다.


8. AX는 결국 End-to-End다

Tony의 전편에서 제시한 개념 중 가장 중요한 것이 “End-to-End 책임 조직”이다. Discovery(무엇을 만들지), Delivery(어떻게 만들지), Distribution(어떻게 팔지)를 하나의 팀이 끝에서 끝까지 보는 구조.

이것은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핵심은 책임의 중심이 끊기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누가 문제를 정의했고, 누가 만들었고, 누가 결과를 끝까지 봤는지가 흐려지지 않는 구조.

AI가 바꾼 것 — 한 사람의 커버리지

AI가 근본적으로 바꾼 것은 “한 사람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다. 기획서도 AI가 도우고, 코드도 AI가 도우고, 데이터 분석도 AI가 도운다. 이전에는 세 팀이 오가며 하던 일을 이제는 훨씬 작은 팀이 감당할 수 있다. 분업의 필요성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Projection Problem — 핸드오프는 손실 압축이다

Abnormal Security CEO Evan Reiser가 “The Projection Problem”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이를 잘 설명한다. 아이디어는 고차원이고, 언어는 저차원이다. 전문가가 PM에게 설명하고, PM이 스펙을 쓰고, 엔지니어가 구현할 때마다 — 매 핸드오프는 손실 압축이다. 같은 그림자를 보고 “우리는 정렬됐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각자 다른 제품을 상상하고 있을 수 있다.

Reiser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인상적이다. 20년 경력 CISO(최고정보보안책임자)를 제품 책임자로 직접 앉히고, AI가 그의 머릿속을 인터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Expert → AI. 핸드오프 1번. End-to-End가 왜 중요한지를 가장 깔끔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렇게 보면 AX의 방향은 자연스럽게 End-to-End로 향한다. 더 작은 팀. 더 짧은 핸드오프. 더 분명한 책임. 이건 허황된 구호가 아니다. 이미 이렇게 움직이는 조직들이 있다.


9. 성공한 조직들의 공통 패턴

Tony는 실패한 사례들과 대조적으로, AX에서 실질적 성과를 낸 조직들의 사례를 제시한다. 이 조직들의 공통점은 AX팀을 별도로 만든 게 아니라, 기존 조직의 역할과 구조를 직접 바꿨다는 것이다.

9.1 Lumen Technologies — 정체성의 재정의

30년 된 레거시 통신사인 Lumen Technologies에서 CEO Kate Johnson(전 Microsoft 출신)이 한 일은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한 게 아니었다. 그는 회사의 정체성 자체를 재정의했다. “레거시 통신사”에서 “AI 경제의 백본”으로.

영업팀에 Microsoft 365 Copilot을 파일럿한 뒤 전 직원으로 확산시켰고, “챔피언 프로그램”을 통해 부서마다 AI 전도사를 지정했다. 숫자가 인상적이다.

  • 영업사원 한 건의 고객 리서치에 걸리던 4시간이 15분으로 단축됐다
  • 3,000명 이상의 영업 조직에서 주당 평균 4시간을 절약했다
  • 12개월로 환산하면 $50M 매출 가치를 만들어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도구 도입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업사원의 역할이 “자료 수집자”에서 “고객 문제 해결자”로 바뀌었다. 고객 미팅 전 반나절을 자료 수집에 쓰던 영업사원이, 이제 15분 만에 고객사의 업종 트렌드·계약 이력·잠재 니즈까지 파악하고 실제 고객 대화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 역할의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이다.

9.2 JPMorgan Chase — AI를 의사결정 테이블에 올리다

JPMorgan Chase는 AI를 기술 부서의 하위 주제가 아니라 경영 핵심 안건으로 다룬다. CDAO(Chief Data & Analytics Officer) Teresa Heitsenrether를 경영위원회(Operating Committee) 멤버로 두고 있다. AI 관련 의사결정자가 CEO와 같은 테이블에 앉는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AI를 별도 조직으로 빼내어 “AI 담당자들이 알아서 하게” 두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핵심 의사결정 과정 자체에 통합시킨 것이다. Jamie Dimon CEO는 AI가 단순히 업무 자동화를 넘어 인력 재배치(workforce redeployment)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9.3 Walmart — 파편화된 AI를 Super Agent로 통합

Walmart는 파편화되어 있던 AI 기능을 고객용·직원용·파트너용·개발자용 4개의 “super agent”로 통합하고 있다. 산발적으로 만들어진 개별 AI 기능들을 하나의 일관된 시스템으로 묶는 작업이다.

Walmart U.S. CEO John Furner는 “2~5년 뒤에도 인원수는 지금과 대체로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AI로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그것을 즉시 인원 감축과 연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같은 규모의 조직으로 더 큰 사업을 굴리고, 사람의 역할 내용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9.4 Bank of America — Build Once, Reuse 전략

Bank of America의 AI 전략은 “Build Once, Reuse”다. 2018년에 소비자용 AI 어시스턴트 Erica를 출시한 이후, 그 엔진을 직원용, 자산운용용, 기업금융용으로 재사용했다. 한 번 만든 배관을 조직 전체로 확산시킨 것이다.

수치는 압도적이다. Erica는 누적 32억 건 이상의 상호작용을 처리했고, 사용자의 98% 이상이 필요한 정보를 찾는다.

하지만 Tony가 주목하는 것은 이 숫자보다, Bank of America CIO가 남긴 이 말이다.

“초반에 속도를 늦추는 규율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빠른 가속을 만든다.”

도구 도입 속도를 경쟁하는 조직들이 가장 먼저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다. 2018년에 출시한 Erica가 직원용·자산관리 영역으로 확장되는 데 7년이 걸렸다. 하지만 한 번 깔아놓은 배관은 계속 재사용된다. 빠르게 깔아서 느리게 무너지는 것보다, 느리게 깔아서 오래 쓰는 것이 낫다.


10. 역할의 이동 — 계층이 사라지고 판단 반경이 넓어진다

Tony는 개인 차원에서 역할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이 AX가 현장에서 실제로 의미하는 바다.

OpenAI Codex 팀의 운영 원칙은 이걸 가장 명확하게 표현한다. “디자이너가 빌더가 되고, PM이 오너가 되고, 엔지니어가 감독자가 된다.” 이건 AI 회사만의 특수한 이야기가 아니다. 역할의 경계가 재정의되는 시대의 보편적 현상이다.

  • Walmart: 매장 운영 담당자가 더 이상 본사에 요청만 넣는 사람이 아니다. 재고·판촉·고객 반응을 더 짧은 루프로 직접 다루게 된다. AI 시스템은 화려한 대시보드가 아니라, 현장의 판단 반경을 넓혀준다.

  • Bank of America: 상담사가 AI에게 반복적 질의를 맡기면서, 복잡한 금융 문제에 더 깊이 들어갈 여유가 생겼다. 심사 담당자는 서류 검증에 쏟던 시간을 줄이고, 실제 리스크 판단에 집중한다. 역할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이다.

  • Emirates Global Aluminium(EGA): UAE의 이 알루미늄 제조사는 CDO를 중심으로 조직 횡단 실행 모델을 구축하고 3,000명 이상의 직원을 재교육했다. 2025년 세계경제포럼 Industry 4.0 Global Lighthouse로 선정됐다. 알루미늄 업계 세계 최초다. 제조업에서도 AX는 가능하다. 단, 올바른 방법으로.

여기서 공통 패턴이 보인다. 유통에서도, 금융에서도, 통신에서도, 제조에서도 직무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직무의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보고에서 판단으로. 전달에서 실행으로. 수집에서 해석으로.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에게 코딩을 시키는 것이 아니다. 각자가 자기 전문성을 유지한 채 더 넓은 판단 반경과 실행 반경을 갖게 하는 것이다. 보고만 하던 사람이 한 단계 더 실행까지, 실행만 하던 사람이 한 단계 더 판단까지, 판단만 하던 사람이 결과까지 끝까지 보게 만드는 것.

이건 IT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존 조직이 자기 언어로 번역해야 할 운영 모델이다.

ServiceNow가 전 직원 28,000명을 AI 역량 기준으로 평가한 것도 이 맥락이다. 평가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AI 도입 후 누가 어떤 역할로 이동할 수 있는가, 누구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지금 어떤 사람들이 반복 업무에 묶여 있는가”를 다시 그려야 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AI 자체가 두려운 게 아니다. AI 시대에 자신이 쓸모없어지는 것이 두렵다. 역할 지형도를 다시 그리는 작업이 먼저다.


11. 툴이 늘어나는 것과 조직이 이기는 것은 다르다

Tony가 이 글에서 가장 도발적으로 제기하는 질문이 있다. 조직원들이 각자 AI 도구를 만들고 활용하기 시작하면, 그게 곧 AX인가?

개인 자동화는 신호일 뿐, 증거가 아니다

AX 선언 이후 조직원들이 하나둘씩 자기만의 툴을 만들어오기 시작하는 장면은 꽤 감동적이다. 비개발자도 Claude Code로 작은 자동화를 만들고, 에이전트를 붙여 리포트를 요약하고, 회의록을 정리하고, 심지어 앱까지 만든다. 처음 보면 “우리 조직도 이제 바뀌고 있구나”라는 감정이 든다.

하지만 Tony는 냉정하게 묻는다. 그게 정말 AX인가?

마케터가 주간 리포트를 더 빨리 만드는 툴을 만들 수 있다. CS 담당자가 답변 초안을 더 빨리 만드는 봇을 붙일 수 있다. 재무 담당자가 정산 엑셀을 덜 고생하며 정리하는 스크립트를 만들 수 있다. 다 좋다. 다 생산적이다.

하지만 회사는 그걸로 이기지 않는다.

회사가 이기는 건 개인이 자기 일을 조금 더 빨리 끝낼 때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더 빨리 움직일 때다.

Tony는 이를 “개인 단위의 국소 최적화”라고 부른다. 본인 책상 위의 마찰은 줄었다. 본인 일정표는 여유로워졌다. 하지만 부서 간 승인 대기는 그대로고, 우선순위 충돌도 그대로고, 목표 정렬 부재도 그대로다. 조직은 여전히 같은 데서 느려진다.

더 나쁜 경우도 있다. 각자 자기만의 툴을 만들기 시작하면 조직은 오히려 더 파편화된다. 마케팅팀 내에서 A는 자기 GPT를 쓰고, B는 Claude 프로젝트를 쓰고, C는 Zapier와 노션 자동화를 붙인다. 겉으로는 모두가 혁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통 언어도, 공통 목표도, 공통 운영 원칙도 없다. 툴은 늘어나는데 조직은 더 잘 안 맞물린다. 이건 AX가 아니라 고도화된 각자도생이다.

활동 지표 vs. 성과 지표

이 문제의 핵심에는 측정 기준의 혼동이 있다. AX 담론은 너무 쉽게 “도구 활용률”을 성과처럼 착각한다.

활동 지표 (좋아 보이지만)성과 지표 (실제로 중요한)
사내 AI 사용자 수고객 리드타임 단축률
만든 자동화 툴 개수부서 간 핸드오프 감소량
데모데이 개최 횟수의사결정 지연 시간 감소
프롬프트 공유 횟수조직의 비즈니스 성과 기여

사내 발표용으로 쓰기 좋은 건 왼쪽이다. 하지만 진짜 AX를 측정하려면 오른쪽을 봐야 한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고객에게 가는 시간이 줄었는가? 더 좋은 의사결정을 더 빨리 하게 되었는가? 조직의 승리 조건에 가까워졌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그 조직의 AX는 아직 장난감 단계다.

AX의 증거는 늘 같다. 더 짧아진 처리 시간, 더 줄어든 핸드오프, 더 선명해진 책임, 그리고 무엇보다 조직 전체의 비즈니스 성과에 기여했는가다.

개인 툴 20개가 흩어져 있는 조직보다, 공통 병목 하나를 제대로 없앤 조직이 훨씬 더 AX에 가깝다.


12. 그래도 AX팀이 만들어졌다면 — 현실적 처방

현실적으로 이미 AX팀이 신설된 조직도 많다. 경영진이 결정을 내렸고, 팀이 꾸려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가. Tony는 몇 가지 구체적인 처방을 제시한다.

첫째, AI 전문가가 아니라 현장 전문가를 모아라

AX팀에 필요한 사람은 AI 기술 전문가가 아니다. 마케팅의 병목이 어디인지 아는 마케터, 개발 파이프라인의 진짜 문제를 아는 엔지니어, 고객 접점에서 무엇이 깨지는지 아는 CS 담당자다.

Tony가 이전 조직에서 프로세스를 도입할 때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도 이것이었다. 외부 전문가를 데려오는 게 아니라, 각 팀에서 가장 불만이 많고 동시에 가장 일을 잘 아는 사람을 끌어왔다. 불만이 많은 사람은 문제가 뭔지 제일 잘 안다. 일을 잘 아는 사람은 무엇이 바뀌면 실제로 일이 굴러가는지도 안다.

현장을 모르는 AX팀은 거의 반드시 “AI 홍보팀”이 된다. 사내 세미나를 열고, 도구를 소개하고, 성공 사례를 번역한다. 보기엔 그럴듯하다. 하지만 실제 현장의 병목은 그대로 남는다.

둘째, 순서를 거꾸로 타지 마라

대부분의 조직은 이 순서를 거꾸로 탄다. 먼저 도구를 깔고, 나중에 어디에 쓸지 고민한다. 올바른 순서는 반대다. 먼저 현장의 병목을 파악하고, 그 병목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찾는다. 필요가 도구를 끌어당기게 해야 한다. 도구가 필요를 만들어내려 해서는 안 된다.

셋째, 미션을 슬로건이 아닌 비즈니스 문제로 정의하라

“AI 도입 촉진”은 미션이 아니다. 슬로건이다. 제대로 된 미션은 구체적인 비즈니스 문제여야 한다.

  • 신규 고객 온보딩 시간을 50% 줄인다
  • 고객 문의 해결 속도를 2배로 올린다
  • 월간 리포트 작성 시간을 8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인다

이런 식이어야 한다. 그래야 팀이 도구가 아니라 프로세스를 본다. 미션이 구체적일수록 팀은 멋진 데모보다 지루한 병목을 보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진짜 성과는 그 지루한 병목에서 나온다.

“AI 도구 활용률 80% 달성” 같은 목표는 숫자는 구체적이지만 방향이 틀렸다. 도구 활용률은 활동 지표다. 그게 조직의 어떤 병목을 해결하는지, 어떤 가치 흐름에 기여하는지가 빠져 있다.

넷째, 실험 권한을 줘라

AX팀에 거창한 조직 개편 권한은 없어도 된다. 대신 아주 작은 실험 권한은 있어야 한다. 한 승인 단계를 줄여보는 것, 2주 동안 다른 방식으로 고객 문의를 분류해보는 것, 특정 보고서를 AI 보조로 돌려보는 것. 안 되면 원복하면 된다.

그 정도 권한조차 없으면 AX는 늘 발표 자료에서 끝난다. 반대로 그 작은 실험 권한만 있어도 조직은 실제로 배운다. “이렇게 하세요”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해보겠습니다”가 되어야 한다. 성공한 실험은 현장 조직에 넘기고, 실패한 실험은 기록해 다음 팀의 시행착오를 줄인다. 실험의 결과가 AX팀 안에 갇히지 않고 조직 전체의 학습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역할 지형도를 다시 그려라

사람들은 AI 자체가 두려운 게 아니다. AI 시대에 자신이 쓸모없어지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AI를 도입하면 이 사람들의 역할은 이렇게 바뀐다”는 구체적인 경로를 보여주는 것이 먼저다. ServiceNow가 28,000명 전 직원을 평가한 것도 이 맥락이다. 평가 자체가 아니라, AI 도입 후 누가 어떤 역할로 이동할 수 있는지, 누구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를 다시 그리는 작업이 핵심이었다.

여섯째, AX팀의 목표는 자기 소멸이다

가장 역설적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AX팀이 성공하려면, AX팀이 스스로 사라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각 현장 조직이 자체적으로 AX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 별도의 AX팀은 필요 없어진다.

존재의 목적이 자기 소멸인 팀. 이건 역설적이지만, 유일하게 작동하는 설계다. AX팀이 오래 존재할수록 그 팀은 필요악이 되어간다. AX팀이 빨리 사라질수록 AX는 성공한 것이다.


13. 승리하지 못하는 조직에게 미래는 없다 — 전편 심층 분석

두 번째 글은 AX 담론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한다. 조직은 왜 모였는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Tony는 토스의 이승건 대표 인터뷰에서 시작점을 찾는다. 이승건 대표의 고백은 충격적으로 솔직하다.

“근데 이제 알게 된 거죠. 아, 내가 너무 말을 잘하는구나. 그래서 같은 아이디어도 팀원들로 하여금 흥분되게 만드니까 잘못된 아이디어를 자꾸 몇 년을 투자하게 만들었었고, 잘못된 판단을 하는 주제에 내가 맞다고 생각하고.”

이승건 대표는 이어서 말한다. “성공하지 않으면 결국은 팀원들에게 너무 안 좋은 경험이구나.” 그리고 덧붙인다. “아프지만 필요한 얘기를 할 때 개인도 기업도 크는구나… 받아들이는데 5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이 고백에서 Tony가 포착하는 것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함정이다. 팀원들이 상처받을까 봐, 혹은 내가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 ‘아픈 소리’를 아끼는 것. 그 결과는 조직의 서서히 침몰이고, 함께했던 동료들이 ‘실패의 기억’만을 안고 뿔뿔이 흩어지는 것이다.

승리하지 못하는 조직에서 보낸 시간은, 아무리 과정이 화기애애했더라도 결국 독이 된다.

AI 시대의 역설

Tony는 여기서 AI 시대의 역설을 짚는다. 기술은 빛의 속도로 변하는데, 사람이 모여 일하는 방식은 구석기 시대의 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슬랙 메시지는 수만 개가 오가지만, 정작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합의는 전무한 조직들이 너무 많다. 도구가 좋아진다고 해서 조직이 똑똑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도구의 편리함 뒤에 숨어 본질적인 소통과 의사결정의 결함을 외면하기 쉬워진다.

결국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이다. AI가 코드를 짜줄 수는 있어도, 이번 분기에 반드시 따내야 할 “승리”가 무엇인지는 정의해주지 않는다. 그건 오롯이 조직의 몫이다.

Tony 자신도 이 함정에 빠진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노션을 쓰면 정보 공유가 잘 될 거라고, 지라를 쓰면 프로젝트가 체계적으로 돌아갈 거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툴은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숨겨져 있던 문제를 더 선명하게 드러낼 뿐이다.


14. 리더의 독단이라는 함정

이승건 대표의 고백을 중심으로, Tony는 리더십의 가장 위험한 함정을 분석한다. 리더의 가장 큰 적은 외부 경쟁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언변”과 “확신”이다.

리더가 말을 너무 잘하면, 팀원들은 비판적 사고를 멈춘다. 리더의 에너지가 너무 강하면, 잘못된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조직 전체가 그 방향으로 전력 질주한다. 이건 C레벨 리더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니어 개발자, 리드 디자이너, PM 등 모든 레벨에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순간 함정은 파여진다.

Tony 자신의 CTO 시절 경험이 여기서도 등장한다.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가 정답이라고 확신하며 팀원의 의문을 “기술적 이해 부족”으로 치부했던 일. 결국 6개월을 투자해서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정작 고객이 원하는 기능 하나 제대로 런칭하지 못했다. 그 팀원이 맞았다. 우아한 아키텍처가 아니라 빠른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When the leader becomes the primary doer or the ultimate reviewer, they inadvertently cap the organization’s potential.” — 리더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검토하는 순간, 조직의 지능은 리더 한 명의 지능으로 수렴한다. 그건 승리하는 조직의 모습이 아니다.

팀원을 존중했지만 실패한 5년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승건 대표의 초기 5년이 그 반례다. 팀원들에게 무한히 기회를 주고, 강압적으로 대하지 않으려 했다. 결과는 5년 동안의 연속된 실패였다.

실패가 확정된 순간, 그 ‘좋은 경험’들은 순식간에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변했다. 팀원들은 “당신과 일했던 시간은 내 인생에서 지우고 싶다”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Tony도 비슷한 경험을 고백한다. 계속 지연되는 프로젝트를 맡은 팀원에게, 팀 분위기가 나빠질까 봐, 그 팀원이 지쳐 보인다는 이유로 날카로운 피드백을 주저했다. “괜찮아요, 천천히 해도 돼요”라고 말했다. 3개월 후 프로젝트는 접혔고, 그 팀원은 퇴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일찍 말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제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몰랐어요.”

리더가 진정으로 팀원을 존중하는 방법은 그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승리하는 것이다. 진정한 존중은 때로 아픈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패배에 익숙해진 조직에서의 ‘친절’은 무책임의 다른 이름이다.


15. 시키는 것만 하는 조직의 비극

리더의 독단과 반대편 극단에는 “시키는 것만 하는 조직”이 있다. Tony는 이를 ‘n빵=1’의 문제라고 부른다. 10명이 모였는데 시너지는커녕 1명의 몫도 제대로 못 해내는 상태.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티켓은 깔끔하게 처리하지만, 그 티켓들이 모여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목표 자체가 잘못되었거나 시장의 니즈와 동떨어진 프로젝트를 기한 내에 완료해도,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 바는 0이다.

Tony 자신의 고백이 여기서도 등장한다. 중간 관리자로서 팀원들과 기한 내에 목표한 것을 구현하고 배포했다. 목표했던 결과도 얻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돌아봤을 때, 그 프로젝트가 회사 성장에 기여한 바는 0이었다. “내 할 일은 다 했다”는 안도감 뒤에 숨었다. 그게 비겁한 안도감이었다.

스포츠 팀으로 비유하면, 수비수는 자기 구역만 지키고 공격수는 공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팀이다.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게임인데, 아무도 골대를 향해 뛰지 않는다. 감독이 시킨 위치에 서 있을 뿐이다.

“골을 넣는 게 목표라면 어디로 달려야 할지는 내가 판단하고 싶다.” 이건 오만함이 아니다. 승리에 대한 갈망이다. 진짜 승리하고 싶은 선수는 경기 흐름을 읽고, 빈 공간을 찾아 스스로 움직인다.

많은 조직이 팀원들의 이 판단력을 거세한다. “그냥 시키는 대로 하세요”라는 말 한마디가 조직의 승리 가능성을 짓밟는다.

승리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승리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Tony의 정의는 이것이다.

조직원 전체가 결과에서 승리를 느끼는 것. 단순히 목표 숫자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제품이 세상에 나갔을 때 고객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키고, 그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우리가 해냈다”는 압도적인 성취감을 공유하는 상태.

승리는 중독성이 있다. 한 번 승리의 맛을 본 조직은 다음 승리를 위해 스스로 움직인다. 반면 패배에 익숙해진 조직은 패배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서로를 탓하는 데 익숙해진다.

승리는 조직에 흐르는 피와 같다. 피가 돌아야 생명이 유지되듯, 승리가 있어야 조직이 살아 숨 쉰다.


16. PM의 진짜 역할 — 승리 설계자

Tony는 PM(Product Manager)의 역할에 대해 날카로운 재정의를 제시한다. 많은 조직에서 PM을 “요구사항 전달자”나 “일정 관리자” 정도로 취급한다.

그런데 승리하는 조직에서 PM은 승리 설계자여야 한다.

PM은 단순히 기능을 나열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 기능을 만들면 왜 우리가 승리하는가?”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다. 기술적 제약과 비즈니스 목표, 고객의 니즈 사이에서 승리의 방정식을 찾아내야 한다.

PM이 승리를 정의하지 못하면,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의미 없는 노동”에 시달리게 된다. Tony는 PM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PM의 가장 큰 무기는 데이터나 기획서가 아니라,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이다.

그 확신은 근거 없는 낙관론이 아니다. 고객을 깊이 이해하고, 시장을 정확히 읽고, 팀의 역량을 솔직하게 파악한 위에서 세우는 확신이다. 그리고 그 확신을 팀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로 비유하면, PM은 감독이다. 전술의 큰 틀을 설계하되, 필드 위에서의 최종 판단은 선수의 몫임을 알아야 한다. 골대를 가리키는 건 PM의 몫이지만, 어떤 드리블로 그 골대를 향해 돌파할지는 실행자의 몫이다. 경기가 시작되면 PM이 필드 안으로 뛰어 들어갈 수는 없다.


17. 포기할 줄 아는 용기 — 집중과 선택

승리하지 못하는 조직의 공통점 중 하나는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놓칠 수 없다. 결국 리소스는 분산되고, 어떤 전장에서도 승리하지 못한다.

Tony의 가장 뼈아팠던 경험이 여기서 나온다. 세 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했다. 인원은 한정되어 있었는데, 세 개 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사실은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두려웠던 것이다. 결과는? 세 개 다 중도에 흐지부지됐다. 하나에 올인했으면 적어도 하나는 성공시켰을 텐데.

결정을 미루는 것도 결정이다. 그리고 그것은 종종 가장 나쁜 결정이다.

여기서 배운 교훈이다. 포기할 수 있어야 집중할 수 있고, 집중해야 승리할 수 있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건 정말 어렵다. 모든 것이 중요해 보이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버리는 결정은 두렵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

포기는 패배가 아니다. 더 큰 승리를 위한 전략적 후퇴다.

하나의 목표에 집중해야 승리든 실패든 명확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어설프게 여러 개를 건드리다 실패하면, 왜 실패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리소스가 부족해서 실패했다”는 비겁한 변명 뒤에 숨게 될 뿐이다.


18. 무너지는 조직의 세 가지 징후

Tony는 승리 없는 조직이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무너지는 세 가지 징후를 제시한다.

첫째, 인재 유출

유능한 인재는 승리의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는다. 반대로 승리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조직에서는 가장 먼저 짐을 싼다. 회사를 떠나는 순간, 기술도, 전략도, 경쟁력도 함께 떠난다.

유능한 인재는 “내가 이 조직에서 성장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자문한다. 승리 없는 조직에서의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유능한 인재는 돈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승리의 경험을 따라간다.

둘째, 리더의 고립

승리가 없으면 리더의 말에는 힘이 빠진다. 팀원들은 리더의 비전을 ‘공허한 외침’으로 치부하기 시작한다. 리더는 점점 더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하게 되고, 이는 다시 팀원들의 반발을 불러오는 악순환에 빠진다.

셋째, 문화의 부패

승리라는 공동의 목표가 사라진 자리에 정치와 냉소가 들어앉는다. “어차피 안 될 텐데 적당히 하자”는 마인드가 조직 전체를 지배한다. 냉소는 조직을 갉아먹는 암세포와 같다.

82%의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가 자금 부족이 아니라 나쁜 경영과 리더십이라는 연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성공하는 조직은 다르다. TBC Bank는 OKR을 통해 1,200명의 조직을 하나의 목표로 정렬시켜 최고의 디지털 뱅크가 됐다. 쿠팡은 ‘로켓배송’이라는 도전적 목표를 세우고 실시간으로 측정하며 승리를 쟁취했다. 이들은 모두 승리를 ‘정의’하고 ‘측정’했다. OKR이든 다른 방법론이든 그건 수단에 불과하다. 중요한 건 조직에게 승리의 방향을 보여주고, 조직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끼는가다.


19. 두 글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의 통합 분석

두 글은 시간적으로 3개월 간격을 두고 작성됐지만, 하나의 일관된 사상적 흐름 위에 있다.

19.1 도구 담론의 한계

두 글 모두 “도구가 문제를 해결한다”는 환상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첫 번째 글에서는 Claude Code나 Copilot 같은 AI 도구를, 두 번째 글에서는 Notion이나 Jira 같은 협업 도구를 각각 예로 들면서, 도구 도입이 곧 변화라는 착각을 비판한다.

공통 명제: 도구는 문제를 드러낼 뿐, 해결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람과 시스템이다.

19.2 조직 승리의 정의 없이는 모든 노력이 공허하다

두 번째 글에서 제기되는 “승리를 정의하지 못한 조직에게 미래는 없다”는 주장은, 첫 번째 글의 “활동 지표 vs. 성과 지표” 구분과 정확히 연결된다.

승리를 정의하지 않으면 AX도 없다. AI 도구 활용률이 아무리 높아도, 그것이 조직의 실제 승리 조건에 기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19.3 현장 이해 없이 변화는 없다

Tony가 CTO로 합류하기 전에 50시간을 투자해 조직을 이해했던 이야기는, 두 번째 글에서 말하는 “조직을 모르면 바꿀 수 없다”의 실천적 표현이다.

두 글 모두 외부에서 프레임워크를 던져주는 것으로는 조직이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변화는 안에서, 현장에서, 사람들과 함께 시작되어야 한다.

19.4 사람의 정체성과 승리 경험

첫 번째 글에서 다루는 “직무 정체성의 위기”와 두 번째 글에서 다루는 “승리 경험의 중독성”은 같은 동전의 양면이다. AI가 자신의 역할을 대체할 것 같다는 공포는, 승리하는 조직에서 자신의 기여가 의미 있다는 경험으로 해소된다. AX가 성공하려면 사람들이 두려움 대신 승리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19.5 결과에 대한 책임

두 글 모두 결과에 대한 끝까지의 책임을 강조한다. 첫 번째 글에서는 End-to-End 책임 구조로, 두 번째 글에서는 리더의 책임과 조직의 승리 집착으로 표현된다. 조언은 쉽다. 조언의 결과를 끝까지 책임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20. 나가며 — 배를 만들고 싶다면

Tony는 두 글 모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같은 문장으로 끝맺지는 않지만, 두 번째 글에 인용된 이 문장은 두 글 전체의 정신을 가장 잘 담고 있다.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나무를 구하게 하고, 역할을 나누고, 명령부터 내리지 마라. 대신, 그들에게 거대하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가르쳐라.” — Antoine de Saint-Exupéry

이 문장은 AX의 본질을 가장 시적으로 표현한다. 도구를 배포하는 것은 나무를 구해오는 것이다. 역할을 나누고 명령하는 것은 AX팀을 만드는 것이다. 진짜 AX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동경심은 명령으로 심어지지 않는다. 리더가 먼저 그 바다를 깊이 이해하고, 사람들과 함께 그 바다를 향해 움직일 때 생겨난다.

Tony가 매일 저녁 3시간씩 투자하며 조직을 이해했던 것처럼. 이승건 대표가 5년의 실패를 통해 팀원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법을 배운 것처럼. Bank of America가 7년에 걸쳐 천천히, 그러나 오래 쓸 수 있는 배관을 깐 것처럼.

두 글의 최종 메시지는 하나다.

도구를 아는 사람은 도구에 머문다. 사람을 아는 사람은 조직을 바꾼다.

AX의 제1원칙은 도구가 아니라 조직과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이기려는가.


참고 자료 (원문 References)

  1. MIT NANDA, “95% of GenAI Pilots Failing: What the Successful 5% Do Differently”
  2. Fortune, “Why CFOs, not CAIOs, Are the Secret to AI Value”
  3. CNBC, “Coca-Cola, Walmart CEOs Step Down amid AI Shift”
  4. The Verge, “Coca-Cola’s new AI holiday ad is a sloppy eyesore”
  5. The Register, “Commonwealth Bank AI Chatbot Fail: 45 Rehired”
  6. Walmart Tech, “All in on Agents”
  7. Microsoft, “How Copilot Is Helping Propel an Evolution at Lumen Technologies”
  8. Fortune, “Inside Bank of America’s Build Once AI Strategy”
  9. Bloomberg, “Intel CAIO Leaves for OpenAI after 7 Months”
  10. Defense Scoop, “Feinberg orders major shakeup in Pentagon’s AI enterprise”
  11. CloudWars, “ServiceNow: 28,000 Employees Assessed for AI Skills”
  12. CNBC, “JPMorgan CEO Jamie Dimon: AI Is Reshaping Workforce”
  13. EGA, “EGA Designated Industry 4.0 Global Lighthouse by WEF”
  14. Evan Reiser, “The Projection Problem”
  15. Block, “From Hierarchy to Intelligence”
  16. flowkater.io, “AX팀을 만드는 순간, 당신의 조직은 AX에 실패한다”
  17. flowkater.io, “승리하지 못하는 조직에게 미래는 없다”
  18. flowkater.io, “조직에 Claude Code를 설치한다고 AX가 되지 않는다”

작성 일자: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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